“선거 참패 트럼프, 유럽에 분풀이 가능성”… 이란 돌발 공습 할수도

  • 동아일보

對우크라이나-이란 정책 촉각
“더 큰 불화-더 많은 요구 대비해야”
유럽내 미군 감축-새 관세 등 우려
이란 “추가 공격하면 반드시 보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아이오와주 더뷰크의 파이브 플래그스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중간 선거 지원 유세 중 몸짓을 하며 연설하고 있다. 2026.11.02 더뷰크=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아이오와주 더뷰크의 파이브 플래그스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중간 선거 지원 유세 중 몸짓을 하며 연설하고 있다. 2026.11.02 더뷰크=AP/뉴시스
3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분풀이가 유럽을 향할 수 있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유럽이 진단했다. 그가 의회 권력을 잃은 좌절감과 분노를 국제 외교 및 통상 정책으로 돌려 새로운 관세 부과, 방위비 증액 압박, 유럽 주둔 미군 축소 같은 공격적인 행보로 일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권력 누수(Lame Duck·레임덕)’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이 ‘앵그리덕(Angry duck)’처럼 행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산 의약품, 기계제품 등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유럽 주요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 미국산 수입품 확대 등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었다.

우크라이나와 이란은 내심 미국 민주당의 의회 장악을 반기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이란 강경 기조, 친(親)러시아 행보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재량권이 많은 외교 분야에서 의회의 견제를 무시하고 대규모 이란 공습 등 돌발 행동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전쟁의 장기화, 특히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는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참패한 요인으로도 꼽힌다.

● “선거 패한 트럼프, 유럽 더 압박할 것”

마트에서 장보며 투표 3일 미국 캔자스주 로런스의 한 식료품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중간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로런스=AP 뉴시스
마트에서 장보며 투표 3일 미국 캔자스주 로런스의 한 식료품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중간선거 투표를 하고 있다. 로런스=AP 뉴시스
폴리티코유럽에 따르면 유럽 주요국의 다자안보 협의체인 독일안보회의(MSC)를 이끄는 볼프강 이싱거 MSC 의장은 중간선거 결과를 두고 “미국과의 더 큰 불화, 트럼프 대통령의 더 많은 요구 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에서의 권력 상실을 대외 정책으로 뒤집으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듭 거론한 유럽 주둔 미군 감축 및 재배치가 그 수단이 될 수 있다. 미국 전쟁부(국방부)는 올 5월 독일 주둔 미군 5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주둔 미군의 추가 감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간 미국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권위주의 성향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밀착하는 것에 줄곧 부정적이었다. 이에 우크라이나 또한 미국의 더 많은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결과가 10, 11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미국,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3자 종전협상 실무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 트럼프, 이란 돌발 공습 우려도

우주비행사도 한 표 3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미국 중간선거 투표권을 행사한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아닐 메논. 사진 출처 X
우주비행사도 한 표 3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미국 중간선거 투표권을 행사한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아닐 메논. 사진 출처 X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당일인 3일 이스라엘이 이미 부유한 국가라며 그간 제공했던 연 40억 달러(약 5조4000억 원)의 지원을 올해 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의 강경 진보 정치인은 물론이고 집권 공화당 일각에서도 이스라엘 지원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은 여전히 교착 상태다. 이란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양국이 전쟁을 끝낼 합의에 도달하기엔 아직 간극이 크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간선거 패배 원인 중 하나가 이란 전쟁이란 것을 인정했다. 그는 폭스뉴스에 “(선거 패배 원인의) 한 부분은 이란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란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4일 “미국의 침략 행위가 반복된다면 이란의 대응은 훨씬 더 광범위한 규모로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의 집권 세력이 바뀌어도 미국에 대한 이란의 적대 정책은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의) 정당 및 정파의 교체에 조금이라도 희망을 걸거나 이란이 미국에 양보함으로써 미국이 이란 국민에 대한 적대 행위를 중단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은 미국이 이란을 추가 공습한다면 UAE, 바레인 등 중동의 친미 국가를 보복 공습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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